무주 어죽, 심산계곡의 든든한 별미

 

여행길의 피로 해소제, 어죽

 

 무주 어죽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무주읍내와

 내도리 인근에서 맛볼 수 있다. 

 

 전북 무주는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이라 불리는

 ‘전라도 오지’의 대명사였다. 그만큼 골이 깊고 자연이

 청정하다는 뜻이다. 대전통영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오지’에서는 벗어났지만,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은

 여전하다.

 

 식자재도 이곳의 자연을 닮아 화려하진 않지만 건강하고

 깨끗하다. 어죽이나 산채를 먹으면 청정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어죽은 단연 무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그러나 시중에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물론 지역 주민들이 맑은 계류에서 잡히던 민물고기로

 매운탕이나 죽을 끓여 먹은 지는 오래됐지만 식당에서

 어죽을 처음 메뉴에 올린 것은 1980년대 초반이었다.


 “지금 식당 자리에 집을 세놨는데 돈도 되지 않고 관리도

 힘들어 ‘장사나 하자’고 해서 시작했어요. 어죽이야

 하천에 고기가 많을 때여서 종종 집에서도 만들어 먹곤

 했죠. 식당을 시작하고는 남편이 고기 잡아오면

 끓여주곤 했는데 맛있어들 했어요.”

  비린내 없고 시원해

 

 무주에서는 빠가사리(동자개)를 주로 사용해 어죽을

 끓인다. 비린내가 거의 없고 시원한 이유이다.

 

‘금강식당’의 김정순(66) 사장이 만든 어죽이 인기를

 끌면서 하나둘 어죽을 내는 식당이 생겨났고, 지금은

 무주의 대표 음식으로서 무주읍내와 금강이 굽이도는

 내도리 인근에서 맛볼 수 있다.

 

 무주의 어죽은 다른 지역의 어죽과 재료가 다르다.

 충청도에서는 수제비와 칼국수를 넣지만 이곳에서는

 쌀과 수제비를 넣는다. 또 주재료로 금강 상류의 물 흐림

 이 느린 강바닥에 주로 사는 빠가사리(동자개)를 사용한

 다. 무주의 어죽이 비린내가 없고 시원한 이유이다.

 

 어죽을 끓일 때는 우선 육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한다.

 빠가사리, 모래무지, 꺽지 등 민물고기의 내장을 제거

 하고 잘 씻은 후 육질이 흐물거릴 때까지 푹 삶는다.

 이후 고기를 건져 머리 부분을 떼어내고 뼈와 살을

 분리한다.


 완성된 육수에 고기 살과 불린 맵쌀을 넣고 10분 정도

 끓인 뒤 고추장을 풀고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한다.

 한소끔 끓어오를 즈음 수제비 반죽을 손으로 떼어 넣는

 다. 그리고 파, 부추, 송이, 마늘을 넣고 끓이다 죽을

 뚝배기에 담은 후 들깨가루 한 숟가락을 얹어 낸다.

 뚝배기에 한가득 담긴 어죽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

 면 얼큰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찬은 단출하다. 배추김치, 동치미, 된장에 찍어 먹는

 풋고추와 양파가 전부다. 그러나 어죽 맛에 정신이 팔려

 찬에는 그다지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순식간에 한 그릇

 이 비워지고 입 안에는 감칠맛이 남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얼큰하고 부드러워 해장에도 좋을 듯하다.

 매운맛을 싫어하는 이들이나 어린이를 위해 고추장을

 빼 주기도 한다.

  무주읍의 남대천 풍경

 

 예전 남대천에서는 어죽 재료인 빠가사리를 비롯해

 모래무지, 꺽지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잡혔다.

 

 어죽은 깨끗한 하천에서 잡히는 민물고기와 청정 자연

 속에서 재배한 파, 부추, 송이, 마늘을 이용해 소화가

 잘되고 특히 여름철 기력 회복에 좋은 보양식이다.

 무주는 태권도원, 덕유산, 구천동 계곡, 머루동굴

 있는 관광 명소이다.

 

 또 6월에는 반딧불축제가 열린다. 무주 여행길의 어죽

 한 그릇은 속을 든든하게 하는 피로 해소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