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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함급 이지스함에 SM-3 탑재

대기권 밖에서 적 미사일 격추 가능


미군이 최근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탄도미사일 요격 무기 ‘SM-3′가 우리 군에 도입될 전망이다. SM-3는 고도 100~1000㎞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용도다. 요격 고도가 사드(THAAD)보다 높아 대기권 밖에서도 적 미사일 격추가 가능하다.

방위사업청은 4월26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16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에서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SM-3)을 해외 구매를 통해 확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총 사업비 8039억원을 들여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사가 만든 SM-3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SM-3의 한 발당 가격이 200억원 이상임을 고려할 때 도입 발수는 약 40발로 추정된다. SM-3는 해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정조대왕함)에 배치된다. SM-3 도입 사업은 2013년 처음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미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논란, 가격 대비 군사적 효율성 논란 등 때문에 표류하다 이번 결정에 따라 11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SM-3 도입을 위한 잰걸음이 시작되면서 우리 군의 요격 체계는 보다 촘촘해질 전망이다. 현재 한반도는 천궁-2(요격 고도 15~20km), 패트리엇(15~40km), 사드(THAAD·40~150km)로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를 갖추고 있다. SM-3(100~1000km)와 2025년 실전 배치가 예상되는 엘샘(L-SAM·40~60km)이 도입되면 북핵 방어 능력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군은 SM-3가 도입될 경우 북한의 정찰위성도 요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정조대왕급 구축함의 경우 이지스 레이더 탐지 범위가 고도 2000km에 달해 저궤도(약 500km)에서 돌고 있는 북한 정찰위성도 요격이 가능하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첫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했다. 만리경 1호는 저궤도에서 운용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미 해군은 자국의 고장 난 첩보위성을 격추하기 위해 SM-3를 발사해 격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SM-3는 현재 1척이 실전 배치 중인 정조대왕급 구축함에서 운용하는 것이 목표다. 정조대왕급 구축함을 추가 건조해 SM-3를 탑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세종대왕급 구축함에서는 바로 실전 배치는 어렵지만 전투 체계 업그레이드를 하면 기술적으로는 SM-3 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이 경우 수천만 달러의 업그레이드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